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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애들? 걔네야 뭐, 아는 게 없으니까. 제깟게 아는 거 하나라도 나오면 신나겠지…, 신나하더라고. 나? 나는 알고 싶지도 않았어. 꼬우면 오래 붙어있든지. 지금에 와서는 매분매초 붙어있더라도 뭐 얼마나 알겠냐마는.
끽해야 그러겠지. 그는…, 게으릅니다. 하지만 게을러보이도록 행동하는 것에 가깝겠죠!
나카하라는 비아냥을 한껏 담아 말했고, 덧붙였다.
마지막에는 약간의 탄성과 감격을 적절히 뒤섞어서.
…아, 이러니까 내가 그새끼라도 된 것 같잖아, 짜증나네….
나카하라는 분명히 알고있었다. 탄성과 감격이라 함은 그자식에 대한 탄성이며 그자식을 설명할 수 있는 화자에 대한 감격을 이른다는 것을. 그건 정말 부질없는 짓이다. 스스로를 깎아먹는 짓에 가깝겠지. 나카하라는 흔해빠진 오만의 말로를 안다. 그렇게 끝장난 것들에게는 분명히 더 나은 결말이 있었겠지. 그걸 안타까워하되 후회하지는 않는 법은 다자이에게 배웠다. 걔한테 배울 쓸만한 것들은 죄다 인간성이 결여되어있었다. 마피아에서나 어울릴만한 것들. 싫단 소리는 아녔다. 그게 사실이라는 거지. 비슷한 오해는 나 또한 사봤지만, 걔는 애초에 마피아에서 탄생한 종 같았다. 동족이 싸그리 죽어버리고 하나 남은 종 최후의 개체. 뭐 그런 수식이 퍽 잘도 어울렸지. 어쨌든 유일에 가까운 새끼였으니까. 한편으론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와 같은 성정의 인간이라면, 그런게 존재했다면 진즉 죽어버렸을테지.
누군 그걸 찬양하듯이 말하는데, 나카하라는 찬양을 않는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유대와 존중 혹은 존경만 있으면 족하지 않나. 다른거든. 뭐든. 삶의 의미니 뭐니 하는 것들 말고.
언젠가 그런 속을 꿰뚫어본 다자이가 지껄이던 걸 기억한다. 분명한 소음이었지. 좀 쑤셨지만, 그 뿐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심심하면 남을 쑤셔대는게, 지만 쑤시는줄 알고 배알이 꼴려서 그러는건가, 저 자식은. 그리고 물어봤었다. 너만 좆같냐? 입으로는 아니라고 태연히 답하더니 저녁에 뱃가죽이었던가 허벅지를 뚫려오셨지. 또 말로 쑤셔댄거다. 지한테 칼이든 총이든 뭐든 쑤셔넣을 수 있는 놈을, 작정하고. 나라고 못 쑤시는 건 아닌데…. 뭐, 그럴 마음이 통 안들긴 했지만.
사실 예전에 한 번 쑤셔볼까 했는데…, 어, 그러면 닥칠까 싶어서. 걔가 지랄맞게 싫어하는 애들이랑 같은 선에 놓이기 싫어서 그랬나? 아니, 냅둔 건 아니고 주먹으로 몇 대 갈기고 말았어. 나중엔 그러고도 비식비식 소리높혀 웃으며 시끄럽게 굴길래 기절시키는 실력만 늘었지. 걔는 진짜 부정하고싶은 도움만 줘.2020.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