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0516
    文スト 2020. 5. 16. 14:48

    위에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묻어라.

    그렇게 해석하는 게 가장 덜 독선적이리라.

    의심하지 마라.

    의심하지 않는다. 모두가 내심은 다자이의 죽음 내지는 실종을 예감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누군가는 어느 순간에, 누군가는 간헐적인 지점마다.

    슬슬 질릴 때가 되어서였을까, 벌써 질린걸까.

    누구도 왜, 라고 묻지 않았다. 듣는다고 이해할 것 같지도 않았지만 이유가 있을 것 같은 건 더 아녔다.

    본능은 그렇게 말했는데 기억 속의 걔를 떠올리자니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다자이가 줄곧 고대했던 누군가가 뭔갈 내주었을 것이다.

    이를테면…, 반영구적인 명분 같은 것.

    반영구적인 것들은 망가져 돌이킬 수 없기 전까지 영구하다. 그 따위의 것들. (그러나 결국은 명분에 불과하고 무려, 명분으로 쓰일 것.)

    말장난이 옮은 게 분명한데, 어떤 말장난들은 가볍게 들리기만 할 뿐 그런대로 맞는 소리라는 것도 무시할 바는 못된다고…, 언제 얘기했더라.

    나카하라는 그만 다자이를 의심하는 일에 이골이 나서 그를 파묻어버릴까 고민했다. 적당히 비상한 머리 속에 적당히 양지바른 곳을 마련해 적당히 묻어버리면, 그러면 잊을 수 있나? 웃기지도 않는다.

    그는 한숨에 온기를 담아 길게 내뱉었다. 희게 질린 김이 어둑한 불빛 아래 흩어지는 걸 멀거니 쳐다보다가, 불쑥 물어보는 것이다.

    만약 너나 내가 마피아의 인간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좀 더 물렁거리고 좀 더 거뭇거뭇한 인상으로 자유로웠다면,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과분한 자유나 누려보며 그렇게 만났다면.
    그랬다면 어땠을까.

    두 번 물을 필요도 없이 우리는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나카하라는 다자이가 그와 함께 떠났을 거라는 가정을 먼저 지우고 제가 그를 찾아 떠났을 거라는 선택지를 지워 없앴다.

    불필요한 가정이다. 너는 떠났고, 나는 남을테니까.

     

    '文スト'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21  (0) 2020.06.21
    0520  (0) 2020.05.20
    0507  (0) 2020.05.07
    0505  (0) 2020.05.05
    0505  (0) 2020.05.05
Designed by Tistory.